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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무라 타쿠야는 뇌도 멋질 거야

takurhapsody 2009. 6. 13. 22:58



키무라 타쿠야의 시대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새로운 인기 절정의 청춘 스타가 등장할 때마다 붙는 수식어는 언제나 ‘포스트 키무라 타쿠야’다. 하지만 매해 이 ‘포스트 키무라 타쿠야’의 얼굴은 바뀌지만 정작 키무라 타쿠야는 늘 정상의 자리에서 건재하다. 하긴 2000년 갑작스런 결혼으로 인해 모두가 이제 예전 같은 인기는 어려울 거라고 예상했던 때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음 해에 시청률 30%의 드라마 <히어로>로 돌아왔던 키무라 타쿠야가 아니던가. 그리고 이번 3분기 이 ‘시청률의 남자’는 <미스터 브레인>을 통해 또 한 번 도전에 나섰다. <미스터 브레인>은 TBS에서 토요일 저녁 8시에방송된다. 통칭 ‘도하치’(토요일을 의미하는 ‘도요-비’와 8을 의미하는 ‘하치’의 합성어)라 불리는 이 시간대는 2008년 2분기에 새롭게 신설된 드라마 시간대로 첫 작품이었던 <루키즈>가 호평을 받은 뒤 후속으로 화제작들이 계속 방송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뇌 손상으로 어느 날 갑자기 천재가 되어버린 호스트




하지만 ‘도하치’에 키무라 타쿠야가 출연하는 것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키무라 타쿠야가 TBS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하면 당연히 간판 시간대인 ‘일요 극장’(일요일 밤 9시시간대)을 떠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무리 최근 주목 받고 있다고는 해도 토요일 8시는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시간대는 아니다. 실제로 전작인 <레스큐~특별고도구조대~>와 <갓 핸드 테루>는 각각 9.77%와 8.72%의 아쉬운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래서 키무라 타쿠야의 ‘도하치’ 주연은 다소 모험일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여전히 ‘시청률의 남자’로 불리지만 그이지만 일본드라마 역대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던 포스는 다소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키무라 타쿠야는 달랐다. 지난 5월 22일 방송된 <미스터 브레인> 첫 회는 24.8%라는 높은 시청률로 올해 방송된 민영방송국 드라마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시작했다.



키무라 타쿠야는 <미스터 브레인>에서 괴짜 뇌 과학자 츠쿠모 류스케를 연기한다. 원래 No.3 호스트였던 츠쿠모는 사고로 뇌의 전두엽에 광범위한 손상을 입게 되었다. 그러나 츠쿠모에게 이 사고는 전화위복이 된다. 뇌의 손상된 부분을 대신해 손상되지 않은 부분들이 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것도 사고 전보다 훨씬 활성화되면서 츠쿠모는 천재적인 두뇌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츠쿠모는 자신에게 벌어진 이 특별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뇌 과학을 연구하게 되고 이런 능력을 눈 여겨 본 과학경찰연구소(이하 과경연) 소장이 그를 과경연의 뇌 과학 연구원으로 불러오게 된다. 처음에 츠쿠모는 비록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주위의 분위기를 잘 읽지 못하는 데다 현장에서 뛰는 경찰의 역할과 이를 과학 수사로 보좌하는 과경연의 역할이 엄연히 분리된다고 생각하는 동료들과 달리 사건에 왕왕 참견하는 탓에 주위로부터 경원 당한다.



키무라 타쿠야, 아야세 하루카, 히로스에 료코, 각트, 카메나시 카즈야...




이런 츠쿠모를 상대해주는 이는 그의 유일한 조수인 유리 카즈네(아야세 하루카)와 신참 형사 하야시다 토라노스케(미즈시마 히로)다. 유리는 늘 츠쿠모의 실험 대상으로 되어 ‘원숭이에 상당히 가깝다’고 놀림을 받으면서도 그를 동경하고 보좌한다. 하야시다는 사건이 발생하면 늘 츠쿠모에게 쪼르르 달려가는 탓에 과학수사에 불신을 갖고 있는데다 츠쿠모를 미덥지 않아하는 베테랑 선배 형사 탄바라 토모미(카가와 테루유키)에게 핀잔을 듣는다. 이처럼 <미스터 브레인>의 출연진은 화려하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들만으로도 부족했던 것일까? 첫 회 히로스에 료코와 이치카와 에비조를 시작으로 매 회 유스케 산타마리아, 각트, 코유키, 카메나시 카즈야, 아이부 사키 등 호화 게스트들이 부패 경찰, 연쇄 살인마 등으로 출연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토 타케시가 기억 장애를 가진 피아니스트로, 나카마 유키에가 다중인격자로 출연할 예정이다.



이처럼 화려한 출연진과 베테랑 스태프들이 만들어 가는 <미스터 브레인>은 일본 드라마의 특기 장르인 경찰 수사물에 뇌 과학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더한 신개념 미스터리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뇌 과학이라는 분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연출도 인상적이지만 <미스터 브레인>의 일등공신은 역시 키무라 타쿠야다. 그라는 존재가 있기에 이 같은 호화 캐스팅도, 신선한 기획도, 완성도 높은 연출도 가능한 것이다. 특히 <미스터 브레인>의 츠쿠모는 특이한 이름을 비롯하여 <히어로>의 쿠류를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많아 더욱 반갑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괴짜이지만 자기만의 진심과 룰이 있고, 이것이 결국 주위 사람들까지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리고 이런 ‘히어로’의 역할에 키무라 타쿠야 보다 더 어울리는 인물도 없다. 1972년생으로 1990년에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한 이래 지금까지 일본 드라마의 화려한 역사의 중앙에 늘 있어 온 키무라 타쿠야. <미스터 브레인>은 내용뿐만 아니라 그의 건재함을 여전히 확인할 수 있기에 보는 즐거움이 있는 작품이다.




글. 김희주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