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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9 トキメキ (설렘)

takurhapsody 2012. 4. 27. 18:32

 

 

 

 

 

VOL.19 トキメキ (설렘)

December, 2005

 

 요전날, 영화 '무사의 체통' 준비를 위해, 100년 이상 이어져오고 있는 유서깊은 도장에 얼굴을 내밀(방문할) 기회가 있었어. 그곳에서 대련해주시는 분이 죽도를 만들어와 주셨어. 그것을 본 순간, 어린 시절, 죽도를 대했을 때의 두근두근했던 자신이 되살아나서, 굉장히 기뻤어.

 그곳에서 오랜만에 보복을 걸치고 연습을 했지만, 어중간한 시간은 절대로 보내고싶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 집중했더니, 끝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팔이 전혀 말을 듣지 않게 되었을 정도였어.

 실제 진검을 보여주셨는데, 나, 손바닥에 땀이 나 있었어. 흠뻑 젖을 정도로 흥분. 직접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는 '핸드메이드'의 느낌이 있는 것도 감동이었어.

 

 여성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나뭇가지를 들고, "얍! 얍!'하며 놀던 일의 연장이란 것이 있는 거야. 검도도 다소나마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도장에서 공통의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었고, 종횡무진 움직이는 자신에게 즐거움도 느꼈어.

 그 도장이 생긴 지 100년이 지난 지금. 디트로이트・피스톤즈 츄리닝을 위아래 입고, 농구화를 신고, 니트 모자 아래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머리 모양을 한 녀석이 찾아왔을 때 확실히 느껴버렸어. 위대함을 알기 때문에 그야말로 위축감도 들었고.

 

 지금, 무척 불가사의한 기분을 경험하고 있는 중. 야마다요-지감독에게는 신뢰를 쌓는다고 하기 이전에 부정할 요소가 없어. 물론 인간으로서도 대선배님이시지만. "우리, 이러한 것은 패스해요"라는 부분을 제대로 억제하고 있어. 가령 "11시부터 리허설을 시작할테니"라는 스케쥴이어서, "아, 그럼 15분전에 촬영장에 들어가야지"라고 준비하고 있어. 그럴 때 스태프가 "잠깐 괜찮으세요? 감독님이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고"라고 전해줘. "호출인거야? 정말-" 그때부터 초등학생이 된 기분….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완전히 예상과는 달라서, "이번엔, 이러저러한 감정으로, 만들어봅시다"라든가 말을 꺼내셔…. 그 뒤로, 리허설을 한다든가, 테스트를 한다든가 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금 이야기 뭐였던거야!?" 같은…. 하지만, 틀림없이, 어떤 저항감도 없고. 무언가 변한 것도 없지만, 이야기를 해주신 감독님의 온도라든가, 기분이 어쩐지 제대로 전해지고 있어.

 문득, 엄청 추운 스튜디오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손을 씻을 때, 눈 앞의 거울에 비친 자신을 확인하고, "아!? 나, 지금 이런거야?" 깜짝 놀라거나 해. 가발도 쓴 채로, 기모노도 입고 있고, 웃어버리는 경우도 많아. 현실로부터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아서.

 

 현장으로 향하는 자동차 안에서는, 비트가 강한 음악을 쾅쾅 (크게 틀어놓고) 들으면서 가. "지금부터 완전히 다른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거야"라는 기세로. 비트 같은 건 전혀 들리지 않는 현장에 들어서면, 그곳에서는 약간의 저항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것으로도 좋겠지"라고 생각해.

 미술담당분이 작업하는 소리나, 메이져급 카메라의 렌즈로 피사체를 헤아리는 샷-하는 소리, 조명담당분이 조명도구를 만지는 소리 등은 STOMP(재즈에서 볼 수 있는 빠른 템포의 곡, 혹은 그에 맞춰 발을 세게 구르며 추는 춤)같이 들려 와. 그 안에 나도 참여하고 싶어지니까, "자, 내가 낼 수 있는 리듬은?" 하고 생각해. 그 순간 확실히 두근두근하게 되지.

 

 설렘이라는 것은, 조금 여성스런 표현이 되었지만, 언제나 원해버리는 걸. "굉장해!"라며 가슴을 고동치게 만드는 순간을 언제나 원하고 있어. "진짜 예뻐"라든가 "진짜 사랑스러워"라든가 "진짜 강해"라든가.

 그래서, 그렇게 놀라는 순간이란, 유치원 시절의 꼬마로 돌아가는 것 아닐까? 남성들로 치자면, 특별히 더 그럴지도.

 유치원 시절, 처음으로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생겼던 때와 가까워. 억지 같은게 아니고, 그런 베이스(base)적인 부분은, 쭈욱 변하지 않는 것일지도 몰라….